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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묵상은 성경의 올바른 이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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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형도 댓글 1건 조회Hit 1,622회 작성일Date 20-08-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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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읽기를 가장 방해하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상황과 형편일 것이다. 상황이 다급하다 보니, 우리는 차분하게 성경에 집중하지 못한다. 눈앞에 당장 결정해야 할 일이 있기에, 성경을 읽으면서 결정에 힌트가 될 단어나 표현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다. '가라'는 표현만 나와도 하나님이 지금 내가 생각하는 일을 하라는 의미로 생각을 하고, '가지 말라'는 표현이라도 나오면 현재의 계획을 내려놓으라는 의미로 생각하곤 한다. 그야말로 수천 년 전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 성경이 21세기의 하루 일을 결정하게 만드는 암호로 가득 찬 책이 되는 셈이다. 그러한 글자를 자신의 삶에 대한 신호로 받아들이는 일이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문제는 이러한 읽기가 반복될 때 성경은 암호와 수수께끼로 가득찬 책이 되고 말 것이고, 아무리 성경을 읽어도 결코 그 '마인드'는 새롭게 될 수 없을 것이며, 결국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을 분별할 수 없을 것이다. 성경을 읽으면서 적용을 강조하는 풍토 역시 이러한 극단적 상황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성경을 읽으면서 그날 하루 내 삶에서 지키고 고칠 부분들을 찾아가는 것은 실제로 삶에 변화와 유익을 줄 수 있다. 그렇게 살아간다면 점점 반듯하고 성실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이것일까? 꾸준한 성경읽기와 적용으로 훨씬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될 수 있고, 그래서 꽤 많은 사람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회가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활을 감당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과 다른 삶의 방식을 확연하게 보여 주지도 못한다.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게 하는 것은 자기계발이지 복음의 핵심이 아니다. 성경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그날 하루 최선을 다하고 부지런히 살겠다는 결단과 적용을 하게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예수를 믿고 하나님을 섬기는 삶은 세상에서 허송세월하지 않고 기도하며 계획한 시간표에 따라 철저하게 살아가는 삶과 동의어가 아니다. 성경을 읽는다는 것이 그날 내가 지키고 따라야 할 지침을 그때마다 찾아내고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제까지의 적용은 지나치게 사적인 영역에만, 개인의 계발에만 치중한 면이 있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개인적인 적용이 아니다. 온통 적용하고 적용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삶은 제자리다. 지금 우리의 문제는 복음의 내용이 무엇인가, 복음이 무엇인가 그 자체에 있다. 그러니 우리의 과제는 이해하는 것이고 아는 것이다. 무엇을 행하기에 앞서 일단 제대로 알아야 한다. 뭔가를 적용하고 그 적용한 것을 발표하기에 앞서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그분이 정의와 공의를 땅에 행하신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아는 것이 급선무이다. 흔히 성경을 읽고 예배를 드리고 은혜를 받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은혜를 받고 순종하려고 준비되어 있는 자세야말로 하나님 말씀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 우리는 "주여 말씀하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하면서 주님이 말씀하시면 무엇이든지 순종하겠다는 마음으로 성경을 읽는다. 그러다 보니, 성경에서 발견하고 맞닥뜨리는 한 단어 한 단어를 자신을 향한 명령으로 받아들인다. 문제는 이로 인해 정작 성경이 제시하는 내용을 등한시한다는 점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이 하나님의 계시라고 믿는다. 하나님을 알고 이해하고 깨닫는 근원적인 출처가 바로 신구약성경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과제는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의 어떤 행동이나 적용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아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을 읽을 때는 자주 멈춰야 한다. 은혜 받으려고 밀어붙이지 말고, 순종하기 위한 원리만 찾지 말고, 걸리는 표현이 나올 때마다 멈춰야 한다. 그래서 그날 적용할 것이 없어도, 아무런 마음의 감동이 없더라도, 생각이 복잡해지고 꼬이더라도, 읽은 부분이 무엇을 말하는지 우선 이해하고 궁리하고 사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앎이 최우선인 것이다.

- 일산은혜교회 김근주 목사님의 "나를 넘어서는 성경읽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