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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이유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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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93회 작성일Date 26-09-11 16:47

본문

하나님의 뜻에 대해 의문을 품고 많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고백하는 한 형제 집사님이 계십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신앙을 거부하는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늘 예배의 자리를 지키지만, 마음속을 맴도는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한 안타까움의 호소입니다.
긴 세월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것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는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하나님이 계시고 세상을 다스리신다면 왜 세상은 이렇게 혼란스러운가?
왜 전쟁을 허용하셔서 수많은 아이들과 약자들이 죽어가고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왜 같은 질병을 앓고 동일하게 기도하는 그리스도인 가운데 한 사람은 살아나고 한 사람은 죽는가?
그렇다면 기도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이런 질문들은 쉽게 답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개 “하나님의 뜻입니다” 혹은 “하나님의 섭리입니다”라는 말이 결론이라 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해 못 할 사안에 대해 절대자의 ‘뜻’이라는 말만 붙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들릴 때가 있기에
이 형제님의 마음이 더 복잡해지고 불편해집니다. 그래서 함께 만나 대화를 나누노라면 늘 제자리걸음을 걷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식사를 하면서 그 형제 집사님의 사업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지금 일하는 사업장을 7년째 잘 아는 분과 동업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분은 집사님보다 일곱 살 위이고, 무려 30년을 알고 지낸 분이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같은 회사에서 서로 다른 직종으로 함께 일했고,
사업을 시작한 이후에는 집사님은 기술적인 부분을 맡고 동업자는 행정적인 일을 주로 담당하며 지금까지 함께해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업을 하다 보면 때때로 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생기고, 특히 금전적인 문제와 관련된 일이면 더욱 그렇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사님이 한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목사님,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따지고 들었다면 우리는 벌써 결별했을 겁니다.
오래 알고 지냈고 그분을 신뢰하기 때문에 이해되지 않는 일이 있어도 ‘이유가 있겠지!’ 하고 넘어갑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말했습니다. “집사님, 바로 그거네요.” 사람을 신뢰하면 그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당장 이해하지 못해도 기다릴 수 있습니다.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섣불리 의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신뢰가 있으면 이해보다 관계가 앞서가며 “내가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저 사람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거야.”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은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답을 알 수 없는 순간에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게 되면 어느 순간 하나님께서 행하시고, 허락하신 일들이 당장 이해가 되지 않아도
 “이유가 있으실거야”, 분명 “하나님께서 뜻하신 바가 있으실 거야”라고 신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세상 이치를 다 헤아려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신뢰입니다.
30년 동안 함께 지낸 동업자를 신뢰할 수 있었던 것처럼, 하나님을 신뢰하는 데도 하나님과 사귐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세우실 때 가장 먼저 하신 일이 무엇입니까?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막 3:14)였습니다.
오늘도 말씀으로 주의 마음을 듣고, 기도로 그 마음에 이를 때 우리는 비로소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음을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