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교회

남산교회
로그인
생명의 말씀

목회단상

하나님이 그리워하시는 '그 날'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90회 작성일Date 26-08-07 13:46

본문

사람은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생존을 위한 기초적인 필요를 채우는 것을 시작으로, 편리함을 넘어 풍요가 차고 넘치는 시대에 이르렀음에도 결코 그 속도를 늦추지 않습니다.
천지창조 때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하셨으니,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것은 마땅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발전에는 결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으며,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 그 위험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보라 주 만군의 여호와께서 예루살렘과 유다가 의뢰하며 의지하는 것을 제하여 버리시되 곧 그가 의지하는 모든 양식과
그가 의지하는 모든 물과, 용사와 전사와 재판관과 선지자와 복술자와 장로와, 오십부장과 귀인과 모사와 정교한 장인과 능란한 요술자를 그리하실 것이며”(사 3:1-3).

    이 말씀은 우리가 추구하는 맹목적인 발전의 위험성을 역력히 보여줍니다.
여기서 반복되는 ‘의뢰와 의지’의 히브리어 원어는 ‘미쉔’, 즉 ‘지팡이’를 뜻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생존 조건인 양식과 물에서부터 안전을 지켜주는 군사력, 사회를 지탱하는 정치·경제·종교 조직들이 촘촘하게 발달하며,
어느새 그것들이 하나님을 대신하는 삶의 ‘지팡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제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하나님 없이도 기댈 곳이 있으니 능히 살아갈 수 있다는 교만이 자리 잡습니다.
굳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지 않아도 스스로 페달만 밟으면 잘 굴러가는 자전거를 탄 것처럼, 완벽하게 독립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집니다.
그러나 이것은 진정한 발전이 아니라, 본격적인 퇴보가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떠나 세상의 지팡이를 의지하는 순간,
사회의 온갖 병폐가 시작됩니다. 가진 양식의 격차가 벌어지며, 계급과 차별이 생겨나고, 공동체는 갈라지고 다툼은 격화됩니다.
종국에는 서로를 짓밟고 빼앗는 치열한 전쟁터로 변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헛된 발전으로 무너져 가는 날이 아니라, 온전히 회복될 ‘그 날’을 그리워하십니다: “
그 날에 여호와의 싹이 아름답고 영화로울 것이요 그 땅의 소산은 이스라엘의 피난한 자를 위하여 영화롭고 아름다울 것이며…
여호와께서 거하시는 온 시온 산과 모든 집회 위에 낮이면 구름과 연기, 밤이면 화염의 빛을 만드시고…
또 초막이 있어서 낮에는 더위를 피하는 그늘을 지으며 또 풍우를 피하여 숨는 곳이 되리라”(사 4:2, 5-6).

    이사야서가 묘사하는 ‘그 날’은, 흡사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의 인도를 받으며 초막에 머물던 광야 시절로 돌아간 듯한 풍경입니다.
하나님의 그리움은 바로 그 시절에 머물러 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능력이 아닌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갔던 때,
화려한 겉치장이나 소유로 계급이 나뉘지 않던 때, 빼앗고 빼앗기는 다툼이 없던 그 시절 말입니다. 혹여 더 많이 거둔 ‘만나’라 할지라도 축적하지 않고,
‘내일’을 책임지실 하나님 아버지를 온전히 의지하고, 신뢰함으로 ‘오늘’ 기꺼이 이웃과 나누던 시절입니다.

    그래서 많이 거둔 자도 남음이 없고 적게 거둔 자도 모자람이 없는 세상, 오직 하나님만을 삶의 지팡이로 의지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오늘 우리의 손에 쥐어진 헛된 지팡이를 내려놓고, 하나님이 그리워하시는 바로 '그 날'의 은혜를 사모하며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