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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교훈 16.11.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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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교훈이사를 하게 됐습니다. 멀리 가는 것이 아니라 예배당 5층사택에서 4층사택으로 옮기는 이사입니다. 마침 미국에서 처제가 방문해서 이사를 도와주었는데 밤늦게까지 아내와 둘이 부지런히 옷가지와 식기등을 옮겼습니다. 이사하는 동안 서재에만 앉아 있기가 미안해서 저도 가끔 물건들을 운반하며 도와주었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처제가 볼 때, 제가 하는 것이 불안해 보였는지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저를 만류했습니다. 사실 부엌 짐은 여자들이 차곡차곡 쌓아서 옮겨야지 남자들이 거들어 주기는 적당치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두 자매가 밤늦게까지 이사하는데 저만 가만히 있는 것이 미안해서 조심스럽게 식기를 옮겼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사고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물건을 담은 헝겁가방을 받아 옮기는데 그만 손에서 빠져 속에 든 물건이 깨져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가방에 든 물건이 마침 유리 그릇들 이었습니다. 아내와 처제가 얼른 깨진 조각들을 주워 치우고 나서 보니 그 가운데 아내가 아끼는 도자기 주전자가 있었습니다.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주전자인데 아내는 아끼는 것이라서 한 번도 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한 번도 쓰지 않을 만큼 아내가 아끼던 도자기 주전자를 제가 깨뜨리고 나니 참 미안하기도 하고 또 한 편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조심한다고 했지만 이런 실수들을 자주 범하는 손재주 없는 남편이라는 것을 아내는 잘 알고 있어서 이번에도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건만 아내의 말을 듣지 않고 드디어는 또 한 건의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저는 계면쩍은 얼굴로 ‘내가 새 주전자 사줄께’ 하면서 다시 서재로 돌아 왔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 행하는 나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내 딴에는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무언가 계획하고 구상하지만 내 생각과 내 마음을 따라 세우고 행하는 일들이 사실은 하나님의 일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가만히 있으라 말씀 하십니다 ‘너희는 두려워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출14:13)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 친히 계획하시고 행하시고 이루십니다. 그러나 이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내가 하나님의 구원에 무언가 보태 보려고 할 때, 그 구원은 하나님의 구원이 아니고 나의 구원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하나님은 그런 구원을 깨뜨리십니다. 구원은 오로지 하나님께로만 말미암기 때문입니다 (요나2:9). 아내를 돕겠다고 거들어 준 일이 아내의 아끼는 물건을 깨뜨리는 것 같이 하나님의 일하심을 돕겠다고 거드는 것이 오히려 하나님의 아끼시는 영혼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들이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쏘아대는 날카로운 비판들, 진리를 사수한다고 다른 사람의 견해를 무시하는 처사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의 아픔을 들추어내는 일 등, 말씀의 적용을 하기 위해서 상식선을 벗어나는 행동들을 할 때, 사람들은 오히려 신앙에 대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들이 ‘예수는 좋은데 교회는 싫다’ 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있지만, 신앙생활 속에서는 하나님을 위하여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깊은 믿음의 자세가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이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죽고 장사 지냈기 때문입니다. (롬 6:3) 믿음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하나님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십자가이기 때문입니다. 이사하면서 십자가까지 묵상하게 되니 과연 목사의 본능이라고나 해야 할찌요!             나팔수 강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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