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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처럼 20.03.0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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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의 어느 날 쯤으로 기억이 됩니다. 아침에 교회에 도착하여 1층 굿윌 쪽에 위치한 엘리베이터를 통해 4층 목양실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마침 굿윌에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오는 한 외국인 가족과 마주쳤습니다. 엄마가 머리에 두건을 두른 것으로 보아 중동계 가족이라 여겨졌습니다. 엄마가 유모차를 밀고, 그 옆에 여섯 살 남짓한 아들이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그 아들의 손에 작은 뭔가가 들려 있었는데 그걸 제게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채송화 한 줄기를 꺾은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걸어오는 길에 어느 집의 야트막한 화단에 피어 있는 채송화를 보고 신기하여 꺾은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얼떨결에 받아 쥐고 커다란 눈에 얇은 미소를 머금은 입이 참 귀여웠고 또 낯 설은 이방인에게 한 줄기 화초를 내미는 것이 감사하여 땡큐를 연발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목양실로 올라와 이 채송화 한 줄기를 어떻게 하여야 하나 고민이 되었습니다. 어차피 뿌리가 없어 말라 죽을 터이니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나 아님 컵에 물이라도 담아 넣어 두어야 하나 궁리하다 어차피 시간의 문제일 뿐이니 목양실에 있는 난초 화분에 올려두었습니다. 그리고는 몇 주는 잊고 지낸 듯 합니다. 물론 일 주일에 한 번 정도는 난초에 물을 주는 것은 잊지 않았습니다. 한 달 쯤 지난 어느 날 문득 채송화 줄기가 눈에 띄어 만져 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한 달이 되었음에도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받았던 그 날의 싱싱함도 그대로였습니다. “참 오래 간다”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또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처음 받았을 때보다 더 커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만져보니 더 싱싱해졌고, 성장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무슨 이유인가 알아보려고 들어 올려보았습니다. 그런데 약간의 힘으로는 들려지지 않았습니다. 살펴보니 그 사이에 뿌리가 내려져 화분 밑으로 뻗어 나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줄기가 잘렸는데 뿌리가 나올 수 있는가 궁금하여 채송화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채송화는 씨를 뿌려 자라게도 할 수 있지만 번식을 위해서는 쉽게 꺾꽂이라고도 하는 삽목법 또한 널리 활용된다고 합니다. 줄기를 끊어서 심어도 뿌리가 나와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는 겁니다. 채송화의 이런 생존력이 놀랍기도 하고 일견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척박한 상황에서도 삶의 뿌리를 내린 그 채송화는 지금 저희 집 화분으로 옮겨져 꽃을 피울 준비를 합니다.
  지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예배의 지평이 바뀌는 격변의 시간대를 거쳐 가고 있습니다.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찬양하며, 기도하고, 말씀을 듣고 결단하는 시간을 가졌던 예배의 토양에서 잘려져 나와 유튜브를 통해서나, 실시간 방송을 통한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연합의 예배가 가족 단위 혹은 개인 단위로 드리는 파격적인 변화를 갖게 된 것입니다. 전화심방을 하게 되면 이구동성으로 그리움을 호소합니다. 물론 긴 시간은 아닐 것이라 확신하고 있지만 신앙생활의 지평이 바뀐 것은 분명합니다. 비록 잠시일지라도 우리는 채송화처럼 그곳에 든든하게 뿌리내리는 삶이 필요합니다. 만약 줄기가 잘린 채송화가 뿌리 내리지 못했다면 분명 쓰레기통으로 들어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어진 곳에서 뿌리내린 덕분에 지금은 안정적인 화분에 정착해 꽃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또한 지금의 온라인 예배가 잠시 거쳐 가는 것이라 하여 소홀히 한다면 뿌리가 잘리고, 메말라 버려 영적 죽음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시 옮겨주실 것을 기대하며 있는 그 자리에서 예배의 뿌리를 잘 내린다면 미래의 예배 또한 활짝 꽃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모두 모두 한 마음으로 계신 자리에서 한 줄기 채송화처럼 승리하시기를 축원드립니다.
김재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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