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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사에 감사하라 20.11.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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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 감사라는 것은 무언가 원하는 일이 이루어졌을 때나 혹은 예기치 않은 기쁨이 주어졌을 때 우리 안에서 저절로 올라오는 자발적인 표현입니다. 그러나 인생길을 사노라면 기쁜 일도 많지만 그 기쁨들을 다 상쇄할 만큼 거대하게 다가오는 슬픔과 아픔의 파도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바울 사도의 삶을 통해 주신 말씀에는 범사에 감사하라시며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 하십니다(엡 5:20; 살전 5:18). 여기서 ‘범사’로 번역된 헬라어 단어는 ‘파스’로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이 모든 것 속에는 우리의 입맛에 맞는 달디단 것도 있고, 뱉어버리고 싶을 만큼 쓰디쓴 것도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정말 이 모든 일에 감사할 수 있을까요? 삶의 여정 속에서 시시로 견디기 어렵고, 힘겨우며, 고통스러운 일들이 닥칠 때마다 감사가 올라오기 보다는 탄식이 저절로 뿜어져 올라오고, 원망, 불평 등이 그 뒤를 잇는 것이 보편적인 반응일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또한 원망과 불평까지는 아닐지라도 “왜 이러십니까?”라는 호소만큼은 일반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러한 모든 인간적인 감정의 선을 넘어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가능해질 수 있을까요? 한 가지가 확실해지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범사’ 즉 ‘모든 것’을 다스리시고, 통치하시며, 조종하시고, 통제하실 수 있는 분을 믿으면 되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가 살아가는 범사에 감사하는 삶이 “하나님도 한 분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신다”(엡 4:20)는 확신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이 고백에서 등장하는 ‘만유’라는 단어 또한 헬라어 ‘파스’로 하늘과 땅, 이 우주의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위에 계시고, 이 세상에 벌어진 모든 일들을 통일하시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벌어진 모든 것의 중심이 되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과감하게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고 선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모든 것은 분명히 사람의 눈으로 보기에 긍정적인 것들과 부정적인 것들까지도 모두 포함되는 세상만사일 것입니다. 모든 것을 보시고, 아시고, 이해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바탕을 둔 눈과 마음으로 만사를 대하니 삶이 마침내 감사로 귀결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이와 같은 감사를 삶으로 살아간 대표적인 인물을 한 사람 꼽으라면 사랑의 원자탄으로 불리는 손양원 목사님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두 아들을 순교의 제물로 먼저 보낸 그 고통을 하나님을 향한 9가지의 감사찬양으로 승화시킨 그 믿음은 지금도 우리의 귀감이 됩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자신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이 나게 하시고, 이런 보배로운 자식을 자신에게 맡겨주셨으며, 하나도 아니고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을 바치게 하시고, 전도하다 순교케 하셨으며, 준비하던 미국유학보다 더 좋은 천국에 가게 하시고, 아들 죽인 원수를 회개시켜 양자 삼으려는 사랑의 마음을 주시며, 이 역경 속에서도 하나님의 사랑 깨닫고 신애(하나님의 사랑)를 찾는 기쁜 마음과 여유 있는 믿음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합니다. 두 아들의 장례 행렬에 가장 앞장서서 “영광일세 영광일세”를 외치며 나아갔고, 그럼에도 통곡하고, 절규하며 “내 아들 동인아, 내 아들 동신아”를 외치다 까무러치기를 여러 차례 하셨답니다. 때로 감사는 이처럼 삶 속에 받아들이기 힘들만큼 고통의 가시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물 같은 참새 한 마리의 생명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서 있다면 우리도 동일하게 범사에 감사하는 길을 걸을 것입니다. 이처럼 범사에 감사하는 삶은 우리의 능력으로가 아니라, 만유의 주관자 되신 하나님으로 인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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