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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 교회 19.10.2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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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 대대로 내려오는 영양식 중에 설렁탕이라고 불리는 음식이 있습니다. 소의 뼈를 토막 내어서 물속에 넣고 장시간 동안 불을 지펴 끓여서 우려낸 국물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이 설렁탕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그 그윽하고 은은한 국물 맛에 묘한 감칠맛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이 설렁탕이 이렇게 은은하고 깊은 맛을 내는 대는 그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물론 각 설렁탕 집마다 맛의 비법이 있겠지만 저는 제 유학 시절의 경험을 담아 가정에서 끓이는 방식을 가지고 나누기로 합니다. 서구에서는 소뼈가 헐값인 관계로 유학시절 영양식으로 꽤나 끓여 먹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먼저 좋은 뼈를 골라, 핏물을 뺀 다음에 물에 넣고 끓이게 되는데 한 번에 3-4시간씩 끓여서 3회 정도 끓여냅니다. 솥에 넣고 잘 끓여서 국물이 우윳빛이 나면 그 국물을 다른 통에 받아 놓고 또다시 물을 부어 똑같은 절차로 계속 끓입니다. 이러기를 서너 차례 해서 각 횟수 마다의 곰탕을 따로 받아둡니다. 첫 번째 국물, 중간 국물 그리고 끝물 이렇게 받아둔 국물은 각각 그 맛이 다릅니다. 첫물은 좀 밋밋하고 깊은 맛은 없으나 맑고 담백한 맛이 있고, 중간 물은 뼈의 깊은 맛은 배어 나오기 시작하나 순수한 맛이 덜하고, 끝물은 뼛속 깊은 곳의 영양분이 배어 나오긴 하나 뼈 특유의 냄새가 묻어 나와 텁텁한 향을 내며, 입맛을 덜하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각각의 모자라고 과한 맛을 보충하고 설렁탕의 독특한 감칠맛을 내는 비결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세 번의 국물을 다 합쳐서 같이 끓이는 것입니다. 그러면 서로의 모자라는 맛과 너무 과한 향이 골고루 합쳐져서 어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감칠맛 나는 영양식인 설렁탕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바로 우리 교회의 모습이 이러한 설렁탕과 같은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안에는 이제 갓 시작한 초신자도 있고, 적응이 잘되어 안정된 신앙의 성숙한 성도도 있고, 또 완숙된 모습의 성도도 있습니다. 초신자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밋밋한 맛을 내는 첫물과 같고, 안정된 신앙의 성도는 신앙적으로는 안정이 되었으나 예전의 그 열정과 순수함이 사라져가는 중간 물과 같고, 완숙된 모습의 성도는 이제 더 이상의 흔들림이 없는 든든한 모습이긴 하나 변화를 싫어하고 고루한 냄새가 나는 푹 퍼져버린 끝물과 같을 수 있습니다. 교회가 맛있는 감칠맛을 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한 모습의 성도들이 한 솥에서 같이 하나로 끓여지는 아름다운 연합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서로에게 없는 부족한 맛은 채워주고, 도전을 주며, 너무 지나친 향을 조절하기 위해 연합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성도의 모습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부족하다는 이유로 밀어내고 같이 섞이기를 거부한다면 그 결국은 자신 또한 꼭 필요한 맛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설렁탕이 단 한 번의 과정으로는 그 감칠맛을 낼 수 없듯이 우리 교회 또한 단 한 계층의 성도들만으로는 결코 제맛을 낼 수 없습니다. 교회 안에는 늘 새 가족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그들을 이끌 수 있는 성숙된 성도도 필요하고 또한 흔들리지 않고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주는 완숙한 성도도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더욱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다양한 모습의 성도들이 아름다운 연합을 이룰 때 정말 교회다운 맛을 낸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남산교회가 이러한 연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서로 도전과 격려 사랑의 돌봄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하나님의 몸을 만들어 가는 설렁탕 교회이기를 소망합니다.
김재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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