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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의 굴복이 곧 순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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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807회 작성일Date 21-05-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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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의지’라는 단어는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여겨지는 듯이 보입니다. ‘의지’라는 단어의 뜻만 살펴보아도 그 이유를 쉽게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의지(意志)’는 한자의 ‘뜻 의’(意)와 ‘뜻 지’(志)가 합쳐진 단어로 ‘뜻’으로 똘똘뭉친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누구의 뜻이냐가 문제의 관건입니다.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어떤 일을 이루려는 적극적인 마음”이나, “특정 목적의 달성을 위해 깊이 생각하고 선택, 결심하여 실행하는 의욕이나 힘(능력)”이라는 점에서 분명 주체가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라는 찬양과 기도가 신앙의 본질이라 여기는 그리스도인에게 사람의 ‘뜻과 마음과 힘’을 의미하는 ‘의지’는 마치 상극으로 여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이 ‘의지’를 주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이 주어져 있다는 것이 곧 사람에게 의지를 주셨다는 분명한 증거입니다. 사람에게 의지가 없다면 명령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 사항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뜻도, 마음도, 힘도 없다면 명령이 주어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1장의 인류의 시작에서부터 하나님의 명령은 시작됩니다. 사람을 만드시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창 1:28)는 명령을 주십니다. 이 다스림은 더 구체적으로 에덴동산에서 아담에게 그 동산을 “경작하며 지키게”하시는 것으로 연결됩니다(창 2:15). 이에 대하여 남은 것은 사람의 의지적인 선택과 결심을 통해 이 명령을 수행할 것인가, 거역할 것인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선택을 강제화 하지 않으시고, 바른 길로 가도록 최선을 다해 도우십니다. 그 구체적인 출발은 창조의 은혜로 사람을 창조하시기 전에 모든 필요한 것을 다 예비하시는 배려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는 새 창조인 십자가 구원의 은혜로 가득히 채우신 삶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의 은혜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면 사람에게 가장 행복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증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미 드러난 은혜의 선물들이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증거가 되어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돈독하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 믿음이 우리의 의지를 바른 방향으로 향하게 합니다. 그러나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께서 부여해 주신 그 의지를 사용해 죄악된 선택을 하고 맙니다. 은혜의 하나님이 아닌, 스스로를 높이는 사탄의 길을 택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해결책으로 인간의 ‘의지’를 박탈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의지를 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하시는 것으로 이끄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스라엘을 창조하시고, 키우시고, 구원하셔서 그 은혜 안에 머물게 하기 위하여 법을 주십니다. 그 법의 정신이 바로 신명기의 ‘쉐마 이스라엘(들으라 이스라엘아)’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4-5).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부여해 주신 ‘의지’를 가장 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바로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은혜의 하나님을 사랑하는데 있다는 것을 가르치십니다.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옵소서”라는 기도는 곧 사람이 자신의 뜻을 굽힐 수 있는 길은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인 신뢰로 하나님의 뜻, 즉 하나님의 의지를 향한 믿음으로 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의지를 발휘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지가 하나님의 의지를 신뢰함으로 기꺼이 굽힐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대한 우리 의지의 굴복은 다른 말로 바꾸면 하나님의 은혜에 바르게 응답하는 ‘순종’입니다
김 재 구 목사